예전에 술을 만들어 본 적이 있었어.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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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2 23:23
내가 만든 술은 포도주 였어.
가장 쉬운 방법은 담금주를 사용하는 거지만
난 포도랑 설탕만으로 만들기로 했지.
포도를 10킬로를 사서
손으로 다 뭉갰어.
발로 하는 곳도 있다던데
내가 먹을건데 발로 하긴 좀 그렇더라고
첨엔 재밌었는데
나중엔 팔아프더라고....
설탕도 10킬로 가까이 썼던거 같아
두개를 섞어서 열심히 조물딱 거리고
항아리에 넣었어.
집에 오크통 같은게 있을리 없으니
대용품으로 항아리를 고른거지.
꽤 오래되서 과정이 가물한데
아마 처음엔 그냥 밀봉해서 냅두고
그 다음엔 매일 하루 두번인가 뒤적여주고 그래야했을거야
이게 진짜 잘되나 싶기도 하고
엄청나게 귀찮기도 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안에 있는 포도를 뺴야한대
순수 액체로만 숙성해야한다고
당도측정같은것도 안해서 좀 불안했는데
그렇게 한 3개월이 흘렀나? 6개월이 흘렀나?
완성된 포도주를 보니까
색은 약간 탁했어.
난 매우 진한 색상의 맑은 와인같은 모습을 원했는데
조금 탁하고 연한 포도빛 술이 됬더라고
확실히 알코올 향이 나고
맛은 달달했어.
근데 10킬로로 만든거 치고는 진짜 양이 적게 나오더라
몇병 안나와서 부모님께도 드리고
나랑 친구들이랑 먹을라고 보니까
그냥 맛만 본 수준이었어.
지금 생각하면 일지를 한번 만들어볼껄 하는 생각이 드네
마붕이들도 술 한번 빚어봐
나름 재밌고 뿌듯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