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 날 괴롭히는 악몽... 교사 이야기
나는 어느 학교 교사였어
아이들에게 사회라는 과목을 가르치는 평범한 교사 말이야
교사가 다 그렇듯, 나는 매일 학교에 출근했어.
여느때와 같이 수업을 하고, 수업 준비를 하고, 아이들과 소소한 얘기도 하는 평범한 교사의 일상.
항상 별다를것 없는 이 일상으로 난 충분했어.
학생들에게 느끼는 익숙함과 평온함에 만족하며 살고있었거든
그런데 그 일상이,
이렇게 순식간에 부서져버릴줄은 몰랐어
그 시작은 한 어처구니 없는 소문이었어
어느날 갑자기 학교에 수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는데,
그 내용은 이랬어
학교에 살인자가 있다, 시체를 봤다, 우리가 모르는 아이가 한명 있다, 전교생중 사람이 아닌 아이가 있다, 그 아이를 눈치채면 죽는다 등등..
정말 허무맹랑한, 말도 안돼는 소문이었지
당연히 난 믿지 않았어
그 일이 벌어지기 전까진..
그 날도 난 여느때와 같이 수업을 하고있었는데,
평소와 다른점이 하나 있었어.
바로 맨 뒷자리에 눈에띄게 태도가 불량한 학생이 있다는 점이었지
아무리 내가 일개 교사라지만,
그정도로 태도가 불량한 학생은 교사 인생에서 단 한번도 없었어
화가났어.
날 어느정도로 우습게 보는걸까 하고..
그래서 맨 뒤에 앉은 그 학생에게 간단한 질문을 했지
나는 항상 태도가 나쁜 아이에게는 먼저 질문을 하거든.
그런데 그 아이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거야
나는 이때 눈치채야 했어.
그 순간 갑자기 반에 있는 모든 아이들이
공포에 질려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거야...
마치, 아이들은 전부 알고있었는데 모르는척이라도 하고있었는 듯..
그때였어.
그 아이가 말했지
왜그랬어?
그 말에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할수 없었어
순식간에 괴물로 변해가는 소름끼치는 모습
사람인지조차 모르겠는 귀가 찢어질것 같은 목소리
압도적인 공포감.
그리고 그 아이
아니, 괴물은 말했어
너때문에 여기있는 모두가 죽는거야
라고.
나는 학생들을 지키기 위해
주변에 무기가 될만한 것들을 손에 집어들고 맞섰어
그러는 동안에도 그 사람인지도 모를것에게
학생들은 무참히 살해당하고 있었지..
무서웠어
너무나도 무서웠어
본능에서 느껴지는 공포
도망쳐야해.
하지만 나는 절대로 여기서 빠져나갈수 없다고,
겨우 이런걸로는,
인간의 몸으로는 저녀석을 이길수 없다고 확신했어
하지만.. 그래도 나는 살고싶었어
어떻게든 학교만 빠져나가 보자고, 그것을 생각함과 동시에
아직 정신이 온전한 아이들을 이끌고 도망쳤어
그래서 학생들이 옆에서 순식간에 죽어도,
남은 학생들을 데리고 도망쳤어
패닉에 빠지거나 정신을 놔버린 아이는 그대로 죽음.
신경쓸 여력따윈 없었어.
도망치며 아이들은 계속해서 수가 줄어가고,
마침내 탈출이 보였어.
바로 계단이 눈이 보였던거지
그 계단을 내려가고, 내려가고, 내려갔어
그것을 3번정도 반복했을까?
이상함이 느껴졌어.
...건물은 고작 4층 인데, 왜 우린 아직도 내려가고 있지?
그걸 깨닫는 순간 소름끼치는 기운이 몰려왔고,
뒤를 돌아보니 그 아이가 서있었어.
이번엔 괴물의 모습이 아닌 아까전에 처음 본 사람의 모습이었지.
처음보는 얼굴에, 오래된 교복을 입고있는 그 아이..
아이들을 지키려면 불가능 하더라도 저녀석을 없에야겠다고,
이 자리에선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해 바로 행동으로 옮겼어
천을 제단하는 커다란 가위의 자루를 붙잡고 수십차례 찌르고,
내 자신이 피범벅이 되서야 멈췄지.
드디어 끝이라고,
아이들을 데리고 당장 벗어나야겠다며
뒤를 돈 순간
똑같은 아이가, 아니, 아이들이 나를 보고 웃고있었어
순간 가슴이 철렁했어.
지키려고 했던 아이들이,
그 아이들은 이미 전부 죽었던거였어
나만이 그녀석의 놀림거리가 되어 아직까지 살아있던거였지...
그걸 본 나는 미쳐버려서, 내가 죽던 말던 너를 꼭 죽이고 말겠다면서
온 학교를 뒤지며 그녀석을 찾아 돌아다니며 전부 죽여버렸어
그리고 당연히 내 몸은 온통 피범벅에,
녀석에게 공격받아 너덜거리는 채 였지
온갖 그을린 상처와 베인상처, 한쪽팔은 완전히 잘려나가기 직전.
걷기조차 겨우겨우 해낼 정도로 몸은 만신창이였어
하지만 여기서 이러고 있을수는 없기에
학교를 벗어나려 발걸음을 옮겼지
학교를 떠날수록,
출구에 가까워질수록..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지고, 몸에 점점 힘이 빠지고
학교 철장 사이로 아이들이 집밖을 나가는 장면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
순간 이런 생각이 스쳐지나갔어
이게..뭐지?
이상하잖아.
나는 분명 3교시에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어.
이해가 전혀 안돼지만,
나는 아이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려 철창에 다가갔어
하지만 너무나도 지친 나머지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는거야.
결국 내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철장앞에 서서 드디어 학교를 벗어나려 할 때
눈앞에 이런 글자와 동시에 목소리가 들려왔어
그만.
넌 이제 학교에 가야지?
어디선가 들려오는 그 목소리와 함께
몸이 풀썩 주저앉고 눈이 스르륵 감겼어
안돼, 여기서 잠들면 안돼
한발짝만..
제발, 안돼!!
목소리도 나오지 않고, 머릿속으로만 나의 비명이 울려퍼졌지
그리고 깨달았어
나도 그들의 일부가 되었다는걸.
그저 화면속에 갇혀있는,
저 바깥에 있는것에 간섭할수 없는 그런 존재
그럼 나는 교사가 아니었단 걸까?
나는 처음에 뭐였지?
그동안 내가 죽인것은 뭘까..?
라는 의문만이 계속해서 커져가며 나는 기억이 사라져
그리고 잠에서 깨어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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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꾸는 악몽인데..
너무 생생해서 꿈 깨기 전까지 진짜로 미친듯이 도망다니고 죽였어
그리고 항상 깨면 몸은 온통 땀으로 젖어있고
장면들이 너무 그로테스크해서 10분 이내로 토하러가
재밌는건 아니지만 그냥 얘기해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