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예전에 친구랑 귀신이야기하는데
난 대체로 귀신이야기를 기억하지 않아.
왜냐하면
귀신은 자신이 이야기거리로 남으면
성불하지 못한대
그래서
자기 이야기 하는 사람을 찾아간다는거야
그 이야기를 알게 된 이후
귀신이야기는 어지간하면 안하는데
그날은 이상한 날이었어.
친구랑 도심이랑 가깝지만
은근 아무도 없는 곳을 걸어간 적이 있어.
살짝 외진 골목길 같은 곳이지.
어쩌다 무서운 이이야를 했는데
초중반엔 서로가 질세라
무서운 이야기들을 했었어
그런데
어느 순간
누가 뭐랄거 없이
둘다 아무말이 없었어.
마치 더는 이야기하면 안될거처럼
그러면 아주 큰일이 나는것 처럼
서로를 보지 않고
걷는데
이 길이 왠지 끝이 안나는...
평생 가도 끝이 안보이는 길처럼 느껴지는거야
분명 출구는 보여 일직선 길이니까
근데 그게 걸어도 걸어도
가까워지는것 같지가 않아
그런 와중에
나는 나대로
얘 왜 말안하지???
무슨 가벼운 농담이라도
이야기거리라도 있으면
떠들며
지금 이 불안함을 떨칠거 같은데
얘가 아무말도 안해
근데 나도 말을 안해
뭔가 불안하니까
말하면 안될거 같으니까
또 이상한게
한겨울에도 덥다고 겉옷을 자주 벗는 내가
한여름인데도
춥다고 느꼈어.
근데 그 추운것을
친구한테 말하지도 못하겠는거야
왠지 불안해서
그렇게 우리 둘은
아무말없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걸음으로 걸었어
근데
왠지
얠 쳐다보는것도 무서운거야
그 흔히 있잖아
같이 걷던 친구를 쳐다봣더니
파란불빛으로 비춰진 그 친구가 사실 귀신이었다던가
하는 그런거 말야
그렇게 십여분을
말없이 서로의 존재를 느끼며 걸었어.
사실 그 거리가 10분넘게 걸릴 거리도 아니었어
입구랄까 출구가 가까워졌어
딱 저기만 넘으면
큰 도로가 나오고
차가 다니며 사람이 지나가는
큰길이거든
그게 몇걸음으로 가까워지자
나랑 친구는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동시에 뛰었어.
그 큰길에 도착하자
갑자기 차소리가 선명해지고
추운게 사라지고
뭔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고요함에서
일상의 시끄러움이 들리게 됫어
그리고 둘다
숨을 토해내듯
헉헉 거렸지
고작 두어걸음 뛰었다고
그리고 내가 말했어.
너 왜 아까부터 한마디도 안하냐 라고
얘가 나보고 니는 왜 말안하는데 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 이유를 말했더니
얘도 똑같이 느꼇대
지금 그 공포이야기 계속하면
망할거 같은 촉이 계속 들었대
그날일은 그렇게 끝나는가 싶었어.
그리고 어느 겨울인가
그때 우리 이런일 있지 않았냐며
왜그랬냐며 웃으며 이야기하는데
맞아 우리 그런일 있었지 라며
잠깐 떠들다가
그 당시 4명인가 있었는데
어느순간
조용히 소주만 마시고
아무말 없이 안주 좀 집어먹다가
잠든 이후로
다시는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게 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