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썰 3편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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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06:23

이전에 일하던 편의점 외에도
저 멀리 병원 옆에 붙은 편의점에도 지원을 가곤 했어
그땐 꽤 밖이 쌀쌀한 11월의 새벽이였지.
새벽해가 슬슬 뜨기 시작하는 오전 6시 즈음
머리가 새하얗게 변한
짤의 할머니와 비슷하게 생긴 분이 가게를 방문했어.
환자복을 입고 말야.
구매 물품은 단촐했어.
소주 한병, 봉봉 초콜릿 하나.
그리고 종이컵을 하나 달라 하시는거야.
거기까진 괜찮아.
이후가 문제인게
바깥이 춥다고 편의점 안에서 마시면 안되겠냐고 하시는거야.
안된다고 했지. 편의점 가게 안에선 음주 금지거든.
어린 아이들도 올 수 있기에 아마 모든 편의점들이 방지할거야.
그렇게 한 네다섯번 서로 주고받으며 실랑이하다가
이 분이 갑자기 말하시는게
'아. 딱 보라니까 총각, 1분이면 돼.'
그러고는 카운터에서
병을 따고
종이컵에 따르고 원샷 따르고 원샷 따르고 원샷
정확하게 1분 분침이 돌기전에
소주 한병이 빈병이 되는 마법을 보았지.
그리고 봉봉 초콜렛을 입에 넣고 나가시면서
헤실실 하게 한번 웃으시며
마지막 한마디가
"총각. 귀엽게 생기가지고 딱딱해 참."
하고 손인사 하고 쿨하게 나가셨어.
가게가 뜨끈한 열기와 쿨한 기운이 섞였지.
다음 썰은
외국인 사부님 으로 돌아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