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게시판소설 3화(미완). 올려보래서 올려봄
소설 3화(미완). 올려보래서 올려봄
1 1166 05-25 01:22
1, 2화는 예에전에 올린 적 있고 이번이 3번째 화, 미완

좀 크게 뜯어고쳐야할것 같은데 일단 한 번 올려보라길래 올려봄 

 

 방 밖에 있던 것은 창문이 없는 복도였다. 

지하여서 그런건지 뭐 때문인지는 몰라도 창문이 하나도 없는 걸 제외하고는 크게 특이한 점 없는 복도였다. 바닥은 나무에, 벽면은 부드러운 흰색. 근처에는 내가 방금 나온 곳 외에도 같은 모양의 방문이 몇 개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서 있었다. 왠지 아파트나 호텔 같은 인상이었다. 

“이 근처는 개인 생활 공간. 주변에 있는 게 다 개인실이야. 네가 앞으로 주로 지내게 될 곳이지. 침대부터 시작해서 탁자, 책장, 옷장 등 있을 건 다 있고 구조는 방끼리 대강 다 비슷해. 방 갯수는 합쳐서 총 10개정도 있으니까⋯⋯ 별로 큰 차이는 없겠지만, 위치는 원하는 곳을 골라도 돼. 좀있다 고르게 해줄게.”

호텔 같다고 느낀 내 인상은 아무래도 틀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간단한 설명을 마친 후 남자는 양쪽으로 이어진 복도중 한쪽으로 천천히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런 남자의 뒤를 나도 일단은 얌전히 따라 걸어갔다. 남자가 걸어가는 사이 반대쪽 복도로 냉큼 도망쳐버릴까 라는 생각도 하기는 했지만, 길도 모르고 수갑도 차고있는데 도망칠 수 있을리가 없으니까 금방 관뒀다. 

“긴장했어?”

그렇게 잠시 복도를 걷던 중 남자가 잡담이라도 하려는 듯한 가벼운 말투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솔직히 말을 섞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무시해서 미움받을 수도 없었으므로 일단은 뭐라도 대답을 해야했다. 하지만 딱히 할만한 말이 생각나질 않았다. 계속 생각을 해보아도 적당한 대답이 떠오르질 않아서 고민하다가, 일단은 뭔가 시덥잖은 말이라도 떠들어봐야겠다는 생각에 나는 입을 열었다.

아니, 열려고 했다.

“⋯⋯?”

입이 열리질 않았다. 무슨 일인지 놀라서 손으로 더듬어보니, 딱딱하게 굳은 입술의 감촉이 느껴졌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주변 공기는 분명 따뜻했음에도 내 피부는 이상할 정도로 차게 식어있었다. 입술도 차가웠고, 그 이상으로 손끝은 더 차가웠다.

억지로 힘을 줘서 입술을 열었더니, 이번에는 제멋대로 부들부들 떨리는 탓에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작게 딱딱 소리를 내며 이가 부딛혔다. 마치 한겨울날 밖에 한참 나가있었던 것만 같았다. 

“어, 라⋯⋯.”

 

요기부터 내용이 좀 산으로 가는거 같길래 쭉 짤라서 고치려고 생각하고있음.

 

원인이 뭔지에 대해서는 짐작가는 바가 있다. 긴장이다. 예전에 학교에서 전교생들 앞에서, 갑작스럽게 연설을 강요받았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심한 건 지금이 단연코 더 심하지만, 증상 자체는 비슷했다.

하지만 왜? 납치당해서 긴장했다, 라고 하면 말이야 된다. 하지만 타이밍이 이상하지 않은가. 납치당해서, 한 번 진정도 했고, 설명도 들었고 희망도 생겼다. 무서운 것도⋯⋯ 완전히 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아까보다는 많이 가라앉았다. 이제와서 이렇게까지 긴장할만한 이유는 없을 텐데. 

그런데 내 몸은 대체 왜 이 모양인가.

“목소리도 잘 안나오나 봐? 하긴 뭐, 그럴 만도 하지. 무리해서 말 하려고 안 해도 돼. 편히 있어.”

제대로 말을 하질 못하는 나를 보며 남자는 다 이해한다는 듯이 말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말투라 조금 짜증이 났다. 하지만 동시에 의아했다. ‘그럴 만도 하다’니? 마치 내 긴장이 당연하다는 듯한 말투지 않은가. 나 자신 조차도 스스로가 긴장한 이유를 모르는 마당에 대체 뭘 근거로 저런 말을 하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좀 뻣뻣한 몸을 이끌고 복도를 걷고 있자니, 무슨 일인지 남자가 갑자기 쿡쿡 하고 작게 웃었다.

“궁금해? 자기가 왜 그렇게 긴장하고 있는건지?”

남자가 가볍게 뱉은 한마디에 나는 한 순간 얼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독심술이라도 쓸 수 있는 걸까. 아니면 사실은 무슨 마법사였다거나 그런 걸까. 그런 생각밖에 안 들었다. 아니, 진짜로. 대체 어떻게 맞춘 거지? 우연이라거나, 감으로 때려 맞췄다고 하기에는 내용이 너무 절묘했다. 정말로 내 마음속을 읽은 것 같지 않은가. 서로 얼굴이라도 지긋이 마주보고있는 상태라면 그나마 또 모를까, 남자는 내 얼굴은 커녕 뒤도 돌아보지 않았는데 말이다.

긴장에 놀라움까지 섞여 나는 자기도 모르게 잠시 발을 멈췄지만, 남자는 그런 나를 크게 신경쓰는 기색도 없이 계속해서 천천히 복도를 걸어나갔다. 멀어져가는 남자의 모습에 퍼뜩 정신을 차린 나는 남자의 뒤를 쫓아 급히 멈췄던 발을 다시 움직였다.

“사람들이 보통 어떨때에 긴장하는지, 혹시 알고있어?"

열심히 발을 놀려 다시 남자의 근처까지 가자, 힐끗 곁눈질로 내가 온 것을 확인한 남자는 내게 다소 두루뭉술한 내용의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아까 전 편히 있으라고 한 말은 단순 겉치레가 아니었던 듯, 남자는 딱히 내 대답을 기다리는 낌새도 없이 말을 이어나갔다.

“공포, 불안. 개개인에 따라 사사로운 차이가 있을 순 있어도 기본적인 건 거의 다 똑같아. 무섭고, 불안할 때에 사람은 긴장을 하지. 예를 들면 뭐, 무서운 유령의 집에 들어갔을 때라던가, 아주 중요한 일이 바로 코앞까지 다가왔을 때라던가 그런 때 말이야.”

거기서 남자는 말을 한 번 끊었다. 그리고는 내 쪽을 살짝 돌아보며, 검지손가락 하나를 치켜세워보이며 물었다.

“있지, 지금 불안하니?”

갑작스러운 질문이었다. 하지만 그리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은 아니었다. 별다른 고민 없이, 나는 뻣뻣한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긴장은 하고있을지언정 불안함은 그다지 느끼고있지 않아서 그랬다. 그런 내 대답을 이미 예상했는지, 남자는 수긍하듯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번엔 두 번째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은 무서운 건 어때? 내가 무서워?”

이번 질문은 약간 고민이 됐다. 잠시 동안의 망설임 끝에, 나는 이번에도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솔직히 무섭⋯⋯기는 했다. 그야 뭐 낯선 사람이 눈 앞에서 이리저리 말을 걸어대는데 무섭지 않을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어딘가 나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일인 것만 같았다. 다시 말해 현실감이 희박했다. 그래서 크게 무서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무서운데, 무서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기묘하면서도 마음 한 켠이 답답해지는 감각이었다. 

“그래, 이상한 점은 그거지. 너는 지금 불안함도 무서움도 크게 느끼고있질 않아. 그런데 긴장만큼은 이상하리만큼 심하게 하고있지. 긴장을 할만한 마땅한 이유가 없을텐데도 말이야. 이유 없는 긴장, 이상하지 않아? 얼핏봐선 모순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지금 네가 직접 겪고있지. 지금까지 몰랐을 뿐이지 세상에는 그런 특이한 경우도 있는 걸까?”

남자가 치켜세운 두 개의 손가락을 좌우로 살짝 흔들어보이며 마치 강의라도 하듯 설명투로 말했다. 

미묘하게 건들거리는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듣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없었을 뿐더러 남자가 말하고있는 것은 정확히 내가 알고 싶어하던 것이었다. 나는 가만히 남자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걸음은 어느새부턴가 멈춰있었다.

“그럴리가 있나. 긴장에는 항상 이유가 따르는 법이야. 다만 자각하지 못할 뿐이지.”

남자는 가만히 손을 뻗어 내 이마를 쿡 하고 찔렀다. 툭툭 하고 몇 번 두드리고는, 다시 손을 땠다. 

“역발상을 한 번 해볼까? 너는 방금 스스로 불안함도 무서움도 느끼고있지 않다고 했지. 그 감각에 질문을 던져보는거야. ‘과연 내가 진짜로 불안하지 않은걸까?’, ‘나는 지금 무섭지 않은 게 맞나?’ 같은 느낌으로 말이야.”

“그렇게 말해도⋯⋯.”

무심결에 푸념이 튀어나왔다. 아차 싶은 마음에 나는 뒤늦게나마 입을 닫고 눈치를 살폈지만, 다행히도 남자는 내 푸념을 그리 불쾌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모양이었다. 불쾌해하기는 커녕, 남자는 오히려 유쾌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내 얼굴을 쳐다봤다.

 

여기서 미완

혹시 뭐 감상같은거 있다면 부담없이 남겨주면 고맙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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