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엄청 중요한건데 우크라이나는 국가총동원 중이지만 중요한건 러시아는 아직 총력전 체제로 들어가지 않았음.

 장기전으로 끌고가면 러시아가 경제적 손실로 손을 뗄수도 있다! 고 하는데, 물론 러시아 입장에서도 장기전이 피해가 큰건 당연하지만 지금 실시간으로 국토가 황폐화되고 직접적인 경제활동 인구가 죽어나가고 건물과 도로 항만 등 기반시설이 파괴되고 총동원으로 인해서 막대한 국력이 소요되고 있는건 우크라이나임. 물론 서방 자금 지원이 있지만 항만이 막히고 하늘에선 러시아가 제공권 장악은 아니어도 제공권 우위인건 확실하니 도로로 대규모 물자 수송도 어려움. 즉 피해가 막심한 상황에 돈이 있어도 복구를 위해 제대로 쓰질 못하는 상황임. 장기전으로 가면 죽어나가는건 우크라이나가 더 심할 수 있다는 말.

 반면 러시아는 애초에 경제규모도 우크라이나와 비교도 안되는 수준이고, 총력전 체제로까진 들어가지 않아서 부담이 더 적고, 자국 내에서 품질과 수량의 문제는 있지만 모든 물자가 어느정도 자급자족이 되는 나라임. 죽어가고 있는 사람한테는 같은 군인으로서 미안하지만, 군인은 단기적인 관점으로는 죽어도 민간인에 비해 경제에는 큰 상관은 없음. 우리나라에서도 소모품 취급하는게 (물론 윤리적인 측면에서 당연히 잘못됐지만) 괜히 있는게 아님.

 솔직히 정치적 문제로 못하고 있는거지 군사적 관점에서 보면 총력전 체제로 들어가면 우크라이나는 희망이 없다고 봄. 일단 간단하게 3세대 전차만 하더라도 우크라이나군이 보유한 모든 기갑장비보다 많이 밀려오게 됨. T-80, 90, 그리고 72 3세대 개수형 수량만 해도 비축분까지 끌고오면 우크라이나군 전차 총합보다 많아. 장갑차로 가면 훨씬 더 암울하지. 후방은 누가 지키나요, 생각할 수 있는데, 그거 감안하고도 그렇게 된다는거임. 그리고 무엇보다 총력전 체제에서는 러시아군이 더더욱 인명에 신경을 안쓰게 될텐데, 아군에 비해 충분한 머릿수와 화력을 보유한 군대가 제파전술을 시도하면 솔직히 현대전에서도 막을 방법이 없음. 결국 전략이라는게 적정 지점에서 적보다 먼저 큰 화력을 결집시키는건데, 아군이 어디로 어떻게 화력을 결집시켜도 적이 그곳에 이미 더 큰 화력을 보유한 상태가 전 전선에서 나타나면 이건 전략이 의미가 없는 수준임. 물론 그 정도의 화력은 미군도 없지만 우크라이나군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지금보다 아주 많이 줄어드는 건 사실임.

 다만... 총력전 체제로 돌린다고 해서 T-14나 Su-57 같은걸 뽑아내지는 못할 공산이 커. 서방이 더욱 제재를 옥죌텐데 최근 러시아군 장비는 서방 부품에 꽤 의존적이거든... 물론 생산을 못하진 않겠지만 가성비가 나락으로 가버리겠지. 근데 소련~러시아 과도기 즈음에 생산된 T-90이나 Su-37 같은 물건들은 말그대로 찍어내기 시작할거임. 러시아가 한창 성장할때 수준인 6개월에 수백대, 1년에 수십기 수준으로. 부정부패가 심해서 그렇게 못할거다? 글쎄, 아무리 그래도 이미 저렇게 생산한 전적이 있는 물건을 다시 그렇게 생산하는 정도를 못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