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수풀에서 나온건 조그만한
붉은 토끼 한마리였다.
크기는 평균남성의 정강이정도되는
치수로 잰다면 50cm의 조금 큰
뿔달린 토끼인 '혼 래빗'이었다.
혼 래빗은 왕국에서 지정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마물랭크중
D랭크에 속하는 마물로써
내 휘하의 병사들이 어렵지않게 토벌할수있는
그런 종류의 마물이다.
근데 원래 혼 래빗의 털은
짙은 남색을 띄는 푹신푹신한 털이다.
'이 녀석'은 평범한 놈들과는 달리
털이 거칠어보였다.
마치 '갈기'와 같이....
"이녀석이 붉은갈기다! 전투태세!!"
나는 부하들에게 다급하게 소리쳤지만,
겉모습에 방심한 부하들중 한명이
그 녀석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헤헤 대장! 그래봤자 혼 래빗인데요?"
라고 말하면서 저녁때 씹던
육포조각을 조금 떼어내면서
강아지길들이듯이 쭈그려서
살살 흔들고있었다.
그때였다.
"으아아악!!!!"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그 멍청한 녀석의 복부에
동그란 구멍이 생겼다.
예상치 못한 공격력이었다.
보통의 혼 래빗도
성인남성의 복부를 이리도 간단하게
뚫지는 못한단 말이다.
"이...이....이레귤러다!!!!"
뒤에서 공포섞인 외침이 들려왔다.
마물중에서 극히 드물게 발견되는 이레귤러는
왕국에서 지정한 해당마물의 랭크에서
상황에 따라 난이도가 급격하게 변한다는
그런 정보를 들은적이 있다.
"물러서지말고 진형을 갖춰라!
지금 토벌하지 못하면 피해는 확산될것이다!
작은 마물이어도 이레귤러!
우리가 지금 여기서 저지해야 한다!"
내 고함은 병사들의 떨어져가는 사기를
다시 차오르게 하기에 충분했다.
정신을 차린 녀석들은 포위진형을 갖췄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갖추려고 '하려고 했다'
"대장! 붉은갈기가 보이지....."
'털썩'
말하고있던 녀석이 또 쓰러졌다.
지금 이곳은 숲의 초입
즉, 녀석이 활동하기에 좋은장소가 아닐지라도
우리들은 대응하지 못했다.
첫번째공격은 방심해서 당했다고 쳐도
두번째는 어째서....?
이런 의문을 가지고있을때쯤
방금 죽었던 녀석 근처에서 무언가 일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