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내가 고딩인가 그랬을거야
그 때 시내에 큰 피시방이 새로 생기면서 경품 행사를 했는데
1등이 PC 완본체였고 2등이 자전거였나 그랬음
할인 행사도 했기 때문에, 주말에 거기 가서 친구들이랑 디아2 하고 놀았지
그러다가 경품권 응모할 때 넣는 쪽지에 이름하고 전번을 쓰는게 있었는데
친구들이 어차피 안될거 응모권 귀찮다고 버릴라는거 내가 이름 다 써서 넣어서
대여섯장 정도가 내 이름이 들어갔단 말이지.
한 4일? 쯤 지나서 피시방에서 전화가 왔어.
OOO씨 맞냐고
그래서 맞다고 하니까 2등 경품 당첨됐는데, 토요일에 경품 증정 행사 할거니까 나오라는겨
알고보니 그 날 공개적으로 뽑는 행사 해서 사람들 엄청 몰렸었는데
당첨된 사람이 아무도 안나와서 경품 증정 행사를 따로 하기로 했다는겨
나야 좋다 하고 갔지.
토요일날 버스 타고 가서 단상에 올라가서 자전거 실제로 받고 사진찍히고
두 손으로 들어올리고 우와아앙 ㅇㅈㄹ 도 했음..
그렇게 새 자전거를 얻긴 했는데...
난 이미 자전거가 있단 말이지.
그래서 아파트 공용 자전거 주차장에 비닐 씌운 채로 한두달 거의 방치를 했어.
근데 어느 날, 경비 아저씨가 이거 니꺼냐고, 전에 갖다놓은거 봤는데 안타냐고.
평소에 경비 아저씨들하고 인사도 하고 다니고 가끔 전 부치면 한 두장씩 갖다드리고 그랬어서 그걸 또 보고 기억해두셨었나봐
그래서 어쩌다 생긴 자전건데 기존에 타던 자전거도 있고 해서 놔둔다 하니까
자기 아는 동생네 아들이 자전거가 필요한데 중고로 팔라고 하는거야
난 그 길로 자전거집에 달려갔어.
그 집 애가 나랑 초딩때 친구였거든.
고등학교를 다른데 가서 접점이 거의 없어졌는데,
오랜만에 봐도 반갑고 꼭 어제 같이 놀았던 것 같고 그랬음
암튼 그 친구한테 사정 설명하고, 자전거 대충 가격 볼 줄 아냐고 하니까
지 말로는 보면 딱 안다는겨
그래서 그 친구 데리고 다시 아파트 자전거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비닐 벗기고 보여줬지
그 친구는 새제품 기준 20에서 25 정도라고 하더라
그 순간 '와씨 지금 내꺼보다 좋은거 같은데 걍 내가 탈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 타는 자전거에 불만도 없고, 내 수중에 20, 25 정도가 생긴다면 할 수 있는게 무궁무진 했으니까
거기에 눈이 돌아가 버렸지.
참고로 당시 동네 중국집 짜장면 3200원이었어...
그리고 난 경비아저씨한테 이빨을 털었지.
이거 자전거집 친구한테 물어봤는데 30은 한다더라
한번도 안 탄 새제품이긴 한데 20 정도에 드릴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지금 생각해보면 새제품인데 10을 왜 깎냐 ㅋㅋㅋ
아저씨도 당연히 이빨 터는거 알았겠지...
그래도 일단 그 동생한테 전해준다 했어
그리고 한 일주일 뒤, 거래가 성사됐지.
그 날 하필 그 경비아저씨가 쉬는 날이라
그 아저씨 동생이라는 분이 인사차 가져온 바카스는 그냥 경비실 냉장고에 넣어두기로 하고
그렇게 자전거가 있는데로 왔어
나한테 있어서는 난생 처음으로 어른 아저씨하고 돈거래를 해보는거라
두근두근 하는 마음도 있었고, 기념으로 남길까 하는 철없는 생각이 있어서
나의 자랑스런 300만 화소짜리 폰카를 동영상촬영 모드로 켜고, 옆에 난간 위에다 잘 올려놨지
이쪽이 잘 찍히도록 말야
자전거를 살펴본다던 아저씨는 한참을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이게 시간을 끄니까 주위가 산만해지잖아
그래서 잠깐 딴데도 봤다가
차 들어오는거 곁눈질 했다가
뭐 그런식으로 서 있었단 말이지
근데 잠시 후 다 살펴봤다던 아저씨가
이거 새거라고 해서 왔는데 여기 큰 흠집이 있다면서
타는데는 문제 없어도 이러면 20씩이나 못준다면서
10으로 깎자는거야
뭔소린가 하고 봤더니 자전거 몸체에 열쇠 같은걸로 길게 긁은 표시가 나있는겨
분명 아까 까지만 해도 없었는데...
난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가지고 보고 있는데
아저씨가 기세를 몰아서 10만원을 꺼내는거야
그래서 내가 당황해갖고
이거 아까는 없었던 자국인데 아저씨가 열쇠같은걸로 긁은거 아니냐고
개 찐따처럼 어버버 거리면서 말하니까
아저씨가 버럭 화내는거야 자길 뭘로 보냐고 그런 사람 아니라고
그래서 내가 아까 난간위에 올려놨던 폰 집어들면서
동영상으로 촬영해놨다고 확인하면 될거 아니냐고 하니까
아저씨가 더 크게 화를 냈지
사람이 신용이 있어야지 이런걸 막 찍냐면서
큰 소리 나니까 다른 경비 아저씨가 와서 무슨 일이냐고 묻고
아저씨는 애가 싸가지가 없다면서 안산다 하고 그냥 가는겨
난 ㅈㄴ 억울했지만 더 할수 있는게 없었지...
얼마 뒤에 그 경비아저씨가, 자전거 왜 아직 거기 있냐고
그 동생 안왔었냐고 묻더라
그래서 내가 개 억울한 마음에 과장좀 보태서 하소연을 했단 말이지
아저씨는 내 얘기를 듣더니 그 친구가 그럴 놈이 아닌데... 하면서
자전거 보자시는겨
그래서 같이 자전거 주차장으로 내려가서 보여드렸지
비닐 벗기니까 진짜 선명하게 은빛으로 흠집이 쫘악 나 있는걸 보고
아저씨 극대노 하시는겨
아저씨도 봤었잖아 내 자전거 완전 세거였던거
그러면서 동영상 내가 보여드린다니까 (솔직히 각도때매 잘 안찍혔음... 어께만 뭔가 긋는 것 같은 동작 하는게 찍히고..)
볼것도 없다면서 알겠다고 하곤 경비실로 올라가드라
그리고 나중에 경비아저씨가 돈 20에 5만원 더 얹어서 담은 봉투 전해주심
얘기 들어보니까 그 아저씨한테 찾아가가지고
그깟 돈 몇푼 가지고 애 등을 쳐먹을라 그러냐고, 흠집 난거 어떡할거냐고 막 따져서
지금 가서 애한테 사과하자고 데리고 오려다가 실패하고 돈만 받아왔대
자전거는 나중에 실어간다고...
이게 뭐라고 막 눈물이 날라 하더라 감사하기도 하고...
그 때 억울했던게 터지는 느낌이고...
물론 그 돈으로 시내 나가서 맛난거 신나게 사먹을 땐 다 까먹었지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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